[美친 도전] 그래서 ‘면 생리대’로 바꿨다

글·사진 김지은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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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그날, 대자연을 저주하며 생각한다. ‘무슨 조치를 취해야 해. 평생 이렇게 아플순 없어!’ 하지만 한달이 지나 또 그날이 오면 아무 변화도 없이 앞의 생각만 반복한다. 그게 10년째. 드디어 ‘조치’란 것을 취해보기로 결단을 내렸다. 내 몸을 위해 일회용 생리대 대신 면 생리대를 써보기로!

생리통, 진짜 없어져?

이전부터 많은 여성들이 생리통을 이유로 면 생리대에 관심을 가져왔다. 생리통이 일회용 생리대의 화학흡수체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생리통이 없어질 거란 부푼 기대를 안고 도전을 시작했다. 결과는? 결론부터 말하면, 면 생리대가 생리통을 완전히 없애주진 않는다. 대신 ‘어느 정도 없어진다’고 말할 수는 있겠다. (각자의 고통은 다르겠지만) 내가 겪는 생리통은 배도 아프고 허리도 아픈데 뭔가 아린 느낌의 아픔이 동반됐다. 면 생리대를 쓰니 아린 느낌이 사라지고 전체적인 아픔도 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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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는 안 불편해?

물론 불편하다. 원래 맛있는 음식은 다 살찌는 거고, 몸에 좋은 건 다 불편한 게 아니던가. 외출할 때는 면 생리대를 곱게 접어서 작은 지퍼백에 넣어 휴대한다. 일회용 생리대보다는 면 생리대가 두껍기 때문에 4~5개 정도 담으면 가방이 빵빵해진다. 일회용 생리대는 사용 후 쓰레기통으로 가지만 면 생리대는 다시 지퍼백에 넣어 집으로 가져와야 한다. 그래서 외출할 때나 돌아올 때나 면 생리대를 담은 가방이 빵빵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면 생리대는 냄새가 없다. 혹시 모를 냄새 때문에 노심초사했던 지난날들은 일회용 생리대의 화학흡수체 때문이었다. 이걸 알고 난 뒤 사용한 면 생리대를 도로 가방에 넣는 것이 전혀 거북하지 않았다.

새지는 않아?

면 생리대는 살에 닿는 부드러운 겉면+면을 여러 겹 덧댄 흡수층+방수천으로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흡수하고 새지 않게 막는 기능이 일회용 생리대 못지않다. 또한 날개 끝부분의 똑딱이로 속옷에 고정시켜서 사용하기 때문에 속옷에 부착하는 타입의 일회용 생리대보다도 잘 고정된다. 그러나 면 생리대는 흡수가 일회용 생리대보다 좀 느리다. 팬티라이너부터 오버나이트까지 다양한 사이즈로 판매하고 있으니, 평소보다 큰 사이즈를 사용해보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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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 귀찮지?

처음 몇번은 좀 재밌기도 했다. 빨고 널고 걷어서 쓰고 하는 것들이 마치 조선시대 아낙이라도 된 양 뿌듯하기도 하고. 생각보다 귀찮은 일도 아니었다. 나의 경우에는 사은품으로 딸려온 천연세제를 이용해서 빨래를 했는데, 간단한 1차 세탁 후 천연표백제에 한나절 담가놓았다가 헹구는 방식이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번거롭지 않고 세탁도 잘돼서 신기할 정도였다. 그러나 빨래를 10번 정도 반복하고 나니, 손이 아렸다. 그렇다, 아무리 천연세제여도 맨손으로 빨래를 하면 안 되는 거였다. 그걸 빨래를 10번이나 한 후에야 깨닫다니. 앞으로 면 생리대를 써볼 독자라면, 꼭 고무장갑 착용 후 빨래를 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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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인 건 맞아?

판매처마다 가격은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에는 10개가 들어 있는 세트를 5만5천원에 구입했다. 면 생리대는 한번 사면 2~3년 정도 쓴다고 하니까 짧게 잡아도 2년에 5만5천원을 쓰는 셈이다. 일회용 생리대는 인터넷 최저가로 36개에 6천원이다. 한달에 대략 30개를 쓴다고 생각하면, 2년에 12만원이다. 5만5천원과 12만원. 반값보다 더 저렴한 가격이다. 뿐만 아니라 일회용 생리대는 500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다고 한다. 당장의 내 주머니 사정이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봤을 때도 면 생리대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의외의 장단점?

아주 자잘한 장점이지만, 생리대가 귀엽다는 것이 의외의 리빙 포인트. 생리대가 예쁜 것이 무슨 상관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예쁜 속옷을 사고서 뿌듯해하는 것과 비슷한 심리랄까. 아기자기한 꽃무늬가 있는 생리대를 예쁘게 접어서 쌓아두면 괜히 뿌듯하기도 했다. 반면 생각지 못한 단점도 있었다. 함께 사는 사람들 눈치가 좀 보인다는 것. 며칠 동안 빨래건조대에 나부끼는 면 생리대. 가족들에게 ‘나 그날이에요’ 외치는 것 같아 신경이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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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쓸 거야?

면 생리대를 사용하고서는 피부에 부담이 확실히 줄어들었고, 작은 변화였지만 생리통도 덜해졌다. 일회용 생리대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나자 다시 일회용 생리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무래도 고민스러운 일이 되었다. 물론 휴대가 불편하고 빨래하는 게 귀찮지만, 계속 사용하다보면 요령이 생겨서 지금보다는 덜 번거로울 수도 있을 테고. 지금은 좀더 욕심내서 면생리대를 직접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다. 일회용 생리대 부작용 논란으로 인해 품귀현상이 생기면서 배송이 지연되는 답답함도 있고, 무엇보다 건강한 생리대를 내가 직접 만들어서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겨버렸다. 당장 동대문 원단가게로 달려가야지. 슝~.

면 생리대 세탁 tip

1. 사용한 면 생리대는 찬물에 담가 핏물을 빼주고, 24시간 이내 세탁한다. 보통 손세탁을 하지만 다른 빨래와 같이 돌려도 상관없다.
2. 얼룩이 있는 부분에 비누칠해 반나절 정도 물에 담가뒀다 세탁하면 거의 얼룩 없이 사용할 수 있다.
3. 라미네이트 코팅이 된 원단이 아니기 때문에 삶아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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