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_영화] <범죄도시> <남한산성> <블레이드 러너 2049> <마더!> <토르: 라그나로크>

10월에 매혹당할 영화들

한국영화 추천작

글 이용철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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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장르 액션 / 개봉 10월 3일 / 감독·각본 강윤성 / 출연 마동석, 윤계상

2004년 서울에서 벌어진 사건을 극화했다. 중국에서 활동하다 피신한 장첸(윤계상) 일당이 극악무도한 방식으로 가리봉동 일대 지하세계를 장악한다. 강력반 형사 마석도(마동석)와 동료들은 지역의 안녕을 도모하기 위해 ‘눈에는 눈’의 방식으로 소탕 작전을 개시한다.

<범죄도시>는 <사생결단>(2006) 이후 주류 장르로 자리잡은 범죄액션영화를 지향한 작품이다. 그런데 인물의 남다른 성격이 이 영화를 다른 데 위치시킨다. 마동석의 외모와 과격한 성격이 결합된 석도라는 인물은 형사라기보다 슈퍼히어로에 가깝다. 한명의 슈퍼히어로가 온갖 활약을 펼칠 동안 주변의 평범한 인물들이 영화가 현실감을 갖도록 힘쓰는 영화가 <범죄도시>다. 석도라는 인물이 너무 과장돼 비현실적으로 비치는 반면 조선족 폭력배를 모델로 한 장첸이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제작진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7)의 쉬거(하비에르 바르뎀)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하나, 기실 장첸은 영혼의 공허와 소외를 표현하는 캐릭터가 아니다. 그는 돈을 위해서라면 어떤 흉악한 범죄도 무표정한 얼굴로 저지른다. 근래 한국영화에서 조선족은 고운 시선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돈에 죽고 산다는 인식이 하나의 집단에 거대한 올가미를 씌우고 있는 셈이다. 역으로, 장첸은 범죄자 이전에 돈을 벌기 힘든 약자가 괴물로 변신할 수밖에 없는 현실의 은유이기도 하다. 그를 보노라면 폭력의 신이 자본주의의 한 극단을 지배하는 것 같다. 괴물의 범죄에 몸서리 치고 영웅의 활약에 안도하는 동안 연민과 근심이 끝내 사라지지 않는 건 그래서다.

총평_뭐니해도 이 영화의 매력은 마동석이다. 대중들에게 각인된 배우의 이미지가 캐릭터에 잘 녹아들어, 거칠지만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형사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꽤 잔혹한 폭력묘사에도 자연스럽게 영화 분위기를 전환하는 마동석의 코믹 드립이 일품이다.

글 송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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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장르 드라마 / 개봉 10월 3일 / 감독·각본 황동혁 / 출연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고수

1639년 병자년 호란이 일어난다. 청의 대군에 막혀 미처 강화도로 파천하지 못한 조정은 급히 남한산성으로 들어가 항전을 시작한다. 이조판서 최명길(이병헌)은 청나라와의 화친을 도모해 살 길을 열고자 한다. 뒤늦게 남한산성으로 들어온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은 오랑캐에게 무릎을 꿇을 수 없다며 결사항전을 주장한다. 인조(박해일)가 사분오열된 대신들 사이를 부평초처럼 오가는 사이 시간은 흘러가고 청나라의 황제가 삼전도에 당도한다.

<남한산성>은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역사가 스포일러라는 농담처럼 이미 다 알고 있는 이야기인 만큼 무엇을 전달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표현할지가 관건이다. 황동혁 감독은 일체의 재해석이나 변주 없이 소설의 건조하고 날선 문체를 있는 그대로 화면으로 옮기는 데 초점을 맞췄고 대체로 원하는 바를 달성한다. 이 영화는 인물의 내면을 파고드는 클로즈업의 드라마가 아니라 시대의 풍경을 점점이 찍어낸 산수화, 김훈 소설을 빗대자면 ‘땅의 노래’라 할 만하다.

오가는 말의 전쟁이 이병헌, 김윤석, 박해일 등 배우들의 피와 살을 빌려 생생하게 전달되지만 한편으론 이 영화에 생생함이란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캐릭터들은 대체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고 일종의 상징처럼 시대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극적으로는 지루하고 편편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지만 이들의 관계를 구축하는 이야기와 편집의 균형감각이 실로 탁월하다. 장르, 서사 차원에서 접근하면 그다지 입체적이지 않기에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여지도 있는데, 드라마를 짜내지 않음으로써 얻은 최대의 성과는 시대를 반영하는 넉넉한 넓이다. 덕분에 병자호란에 얽힌 이야기이되 지금 우리의 현실들을 담담히 투사하는 현재형의 시대극이 탄생했다.

창의적인 해석이나 영화적인 혁신이 있는 건 아니지만 모자란 점을 찾아보기 거의 힘든, 그야말로 웰메이드 사극이다. 특히 불필요한 부분을 단호하게 끊어내는 편집의 호흡은 한겨울 남한산성처럼 차가운 영화의 공기를 닮았다. 단순히 사건과 상황을 따라가는 것을 넘어 소설의 톤과 정서까지 충실히 옮긴, 어쩌면 각색이 지향해야 할 하나의 완성형을 보는 것 같다.

총평_작품의 주제와 이야기에 힘을 실어주는 좋은 배우들과 무게감있는 연출의 조화로 생각할 여지를 남기며 여운을 만든다. 특히 양념치기식 볼거리를 완전히 배재함으로써, 작품의 무게감이 더해진것이 묵직한 사극의 탄생을 만들어냈다. 극 중반부, 소신을 담아 지르는 두 배우의 대사의 힘이 강하게 와닿는다.

외국영화 추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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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 2049> Blade Runner 2049

장르 SF, 액션 / 개봉 10월 12일 / 감독 드니 빌뇌브 / 출연 라이언 고슬링, 해리슨 포드

스토리_1982년 <블레이드 러너>에서 30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이후를 다룬다. <블레이드러너 2049>는 리플리컨트를 쫓는 블레이드러너 K(라이언 고슬링)가 자신의 존재 이유에 비밀을 풀기 위해 예전의 블레이드러너였던 릭 데커드(해리슨 포드)를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내용이다.

기대 포인트_ SF영화사에 전설이라고 불리는 <블레이드러너>의 후속편. 전편을 연출한 리들리 스콧 감독이 제작한 데다 오리지널의 주인공인 해리슨 포드가 캐릭터의 30년 뒤를 연기하기 위해 돌아오기도 했으니 이 영화의 혈통을 의심할 것은 없다. 게다가 <라라랜드>(2016)로 커리어의 정점에 선 라이언 고슬링의 차기작이라는 점, <프리즈너스>(2013),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2015), <컨택트>(2016) 등 내놓는 신작마다 잔혹하면서도 우아한 스토리텔링을 보여준 드니 빌뇌브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까지, 이 영화에 비상한 관심을 쏟는 이유는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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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Mother!

장르 스릴러, 미스터리, 드라마 / 개봉 10월 19일 / 감독 대런 아로노프스키 / 출연 제니퍼 로렌스, 하비에르 바르뎀

스토리_한 젊은 여성이 도시와는 멀리 떨어진 시골의 집에서 남편과 고요한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중, 평화롭던 부부의 집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이 연이어 방문하고 아내는 이들의 무례한 행동이 불편하다. 그럼에도 손님들의 눈치를 보며 극진히 대접하는 남편의 모습에 아내의 불안은 점점 커져간다.

기대 포인트_이미 북미에서 평단과 관객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영화라고 불리며, 보는 관객마다 다양한 의견을 낼 수 있는 작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호불호가 명확한 대런 애로노프스키의 영화 중에서도 도드라지게 상반된 평가들이 쏟아지고 있다. 오히려 그 점이 관람 포인트라 할 만하다. <블랙 스완> <노아> 등 인물의 불안한 심리를 그려내는 데 일가견이 있는 대런 애로노프스키의 역량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야기를 둘러싼 비밀은 무엇일지, 그리고 그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이야기가 될지 기대감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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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 라그나로크> Thor: Ragnarok

장르 액션, 모험, 판타지, SF / 개봉 10월 25일 /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톰 히들스턴, 마크 러팔로

스토리_ 2011년 <토르>와 2013년 <토르: 다크 월드>의 속편으로 토르의 세 번째 단독 영화이다. <토르: 라그나로크>는 죽음의 여신 헬라가 토르의 고향인 아스가르드를 침략해, 이를 막기 위한 토르의 사투를 그려낼 예정이다.

기대 포인트_우선 기대되는 점이라면 쟁쟁한 배우들의 조합이다. 크리스 햄스워스, 톰 히들스턴, 마클 러팔로, 이드리스 엘바 등의 기존의 배우들과 함께 헬라 역에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새롭게 합류했다. 공개된 예고편에서 눈길을 확 사로잡은 장면이 있는데, 토르와 헐크가 검투사의 별에서 재회하는 신이다. 또한 기존의 어벤져스에서 보여줬던 헐크와 약간은 변화된 모습이기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토르: 라그나로크>는 내년에 개봉을 앞두고 있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이야기를 진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마블의 팬이라면 관람 리스트에 꼭 포함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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