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친 도전] 네잎클로버 찾기

글·사진 김선화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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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행운이 바닥났나 보다. 다니던 알바가 망하고, 간발의 차로 급행 지하철을 놓치며, 공들여 풀메이크업한 날엔 예상치 못한 폭우를 만난다. 행운이란 게 찾아서 나올 수 있다면 내가 찾아보겠다.

등산1 복사

동요에서 얻은 네잎클로버의 행방

우리가 한번쯤 들어봤을 동요 <네잎클로버>. 제목조차 ‘네잎클로버’인 동요는 네잎클로버의 행방을 말해준다. 동요에 따르면 “깊고 작은 산골짜기 사이로 맑은 물 흐르는 작은 샘터에 예쁜 꽃들 사이에…” 네잎클로버가 살짝 숨겨져 있다고 한다. 꽤 신빙성이 있는 것 같아 이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실제로 등산을 했다. 저질 체력의 끝판왕인 나지만, 네잎클로버를 찾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등산 장소는 할머니 댁 근처에 위치한 동네 뒷산으로 정했다.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이기에 네잎클로버가 숨겨져 있으리라 확신했다. 그런데 웬걸? 예상과 달리 네잎클로버는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세잎클로버조차. 네잎클로버 대신 생각지도 못한 녀석을 만났다. 주인공은 내 주변을 얼쩡거리는 청설모다. 찾으라는 네잎클로버는 못 찾고 청설모의 우아한 뒤태만 실컷 감상했다.

이후 3시간 동안 등산을 했는데 실패로 돌아갔다. 사방 곳곳엔 클로버 말고 풀떼기만 보였다. 나는 동요 <네잎클로버>에 큰 배신감을 느꼈다. 동요는 순진무구한 어린이들에게 새빨간 거짓말을 선동했다. 깊고 작은 산골짜기 사이엔 청설모만 있다. 노래는 수정되어야 마땅하다.

풀의 성지인 한강

인천에서 1시간 반 걸려 한강에 도착했다. 전해지는 풍문으로 네잎클로버가 있다고 한다. 확실히 한강은 풀의 성지답게 입구에서부터 클로버 풍년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클로버들이 나노 크기만 해서 동공 장애를 일으켰다. 새끼손톱만 한 클로버들을 보니 미칠 노릇이었다. 이날은 볕이 상당히 좋아서 돗자리 깔고 낮술을 즐겼다. 부어라 마셔라 한 탓에 제 정신이 아니었다. 알코올에 중독되니 그놈이 그놈 같았다. 맨 정신에도 찾기 어려운 판에 술까지 마시니 분간이 불가능했다. 결국 네잎클로버 찾기를 포기하고 토끼풀을 이용해 반지를 만들기로 했다. 네잎클로버는 못 찾아도 공짜 반지가 생기니 기분이 몹시 좋았다.

Green clover from above in the forest nature background

찾아라! 비밀의 네잎클로버

하루는 네잎클로버를 찾기 위해 특별한 훈련을 했다. 실전에서 감을 찾으려 택한 방법은 네잎클로버 찾기 게임이다. PC방에 가서 쥬니어네이버 게임랜드에 접속했다. 네이버는 매일같이 들러도 쥬니어네이버는 초딩 이후로 처음이었다. 어렸을 때 했던 게임을 하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 시작했다. 마음만큼은 아이가 된 양 순수해졌다.

그렇지만 몸은 어른인 걸까. 세월이 흐른 탓인지 게임을 하려는데 눈이 침침했다. 안경까지 쓰며 네잎클로버를 찾겠다고 발악을 했다. 훈련이 통한 것인지 게임 속에서나마 네잎클로버를 찾았다. 행운과 반뼘 정도 가까워진 것 같았다.

동네 공원 3 복사

Oh My God(OMG)

본격적으로 실전에 들어가기 위해 굴포천역 근처 공원으로 향했다. 공원이라면 분명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를 바득바득 갈며 “오늘까지 네잎클로버를 찾지 못하면 집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주변에 알렸다. 꽤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

그런데 슬프게도 공원은 제초를 했는지 벌거숭이 상태였다. 누가 했는지 일을 참 잘했다. 풀 한 포기도 없이 깔끔하게 밀었다. 이번에도 실패로 돌아갈 것 같은 예감에 허망해졌다. 하필이면 지금 제초를 할 게 뭐람. 역시 난 행운과 거리가 먼 사람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동시에 자괴감도 들었다. 괜히 집에 안 간다는 얘기를 꺼냈나 싶었다. 찾을 때까지 길에서 노숙할 것 같아 급암울해졌다. 속으로 ‘그냥 세잎클로버에 클로버 한 잎을 목공풀로 붙일까? 그게 네잎이지’ 하고 스스로 타협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실행할까 하다가 차마 양심에 찔려서 포기했다.

끝날 때까지 끝나게 아니다

벤치에 앉아서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었다. 네잎클로버 찾기가 쉬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더 찾아보자 싶었다. 제초를 하지 않은 길가 쪽으로 구석구석 살펴봤다. 그때였다. 세잎클로버 사이에 분명히 네잎으로 나뉜 클로버가 보였다. 유레카! 심마니가 산삼을 찾았을 때의 기분을 헤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슴이 찡할 정도로 기뻤다.

네잎 클로버 3 복사

찾았다! 그런데…

어렵사리 행운을 찾았지만 온전치 않고 벌레를 먹어 군데군데 구멍이 나 있었다. 원하던 네잎클로버를 2개나 찾았는데도 찝찝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내 행운은 너덜너덜한 것인가.

네잎 클로버 잘 찾는 꿀팁
Step 1 클로버들이 무리지어 있는 곳을 찾아라. 산은 풀밭이 없어서 찾기 어렵다. 공원을 공략할 것!
Step 2 가을은 클로버 찾기 딱 좋다. 클러버가 군락을 이룰 시기다.
Step 3 네잎클로버를 찾았다면 그 줄기를 쭉 둘러보자. 다른 네잎클로버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Step 4 지나친 클로버도 다시 보자. 분명 놓쳤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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