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 플레이스] 이곳에 가면 ‘기분이 좋다’

사이다 세대가 좋아하는 핫 플레이스 네 곳.

글·사진 박예담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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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가 뒤섞인, 익선동

종로3가역 6번 출구에서 나와 알 수 없는 뒷골목으로 들어서면 과연 지금이 2017년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길가에는 각양각색의 전집들이, 골목 사이사이에는 삼겹살집이 가득하다. 굽이굽이 막다른 길과 골목을 5분 정도 걷다 보면 한옥들이 즐비한 20대들의 핫 플레이스, 익선동과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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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한옥 하면 대다수는 북촌한옥마을이나 궁궐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새롭게 떠오른 익선동은 전통과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곳이 아닌, 과거의 한옥과 지금 우리가 사랑하는 놀 거리가 결합한 ‘퓨전’ 골목이다. 그래서인지 한옥들이 즐비한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엄청난 20~30대 인파를 만나게 된다. 평일에는 조금 한산한 편이지만, 주말에는 정말 발 디딜 틈이 없다. 대부분의 카페에 20분 이상의 대기를 걸어둬야 하는 정도. 조금 이름이 알려진 가게라면 한두 시간 대기는 필수다. 다행히도 문자알림 서비스를 해주는 곳이 많아 주변을 구경하면서 기다릴 수 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사람이 몰리는지 골목 구석구석 다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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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디한 한옥 익선동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퓨전 한옥이라 하면 사실 감이 잘 안 올 것이다. 한옥을 그저 단순하게 예쁜 전통 집이라 생각했다면 큰 오산! 이곳의 한옥에는 비디오방, 만화방부터 시작해 카페, 아이스크림 가게, 옷가게, 음식점, 소품 숍까지 다양한 매장들이 입주해 있다. 모든 가게들이 한옥의 미를 살리면서 자연스럽게 개조되었다. 마당이 있는 가게, 마루가 있는 가게, 방처럼 된 가게 등 한옥 자체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아직 주민들이 거주하는 곳도 있고, 새로 공사 중인 곳들도 많다.

만화방과 영화관이 한옥에? 사실 식당은 이색적인 느낌이 크지는 않다. 마찬가지로 모두 퓨전이긴 한데 이러한 식당들은 서울 이곳저곳에 많기 때문이다. 정말 새롭게 다가왔던 가게는 만화방인 ‘만홧가게’ 그리고 도심 속 영화관 ‘엉클비디오타운’이다. ‘만홧가게’의 내부로 들어서면 게스트하우스의 도미토리에서 보일 법한 널찍한 나무로 된 이층침대와 만화책들이 있다. 나무로 이루어진 공간 덕분에 다른 만화카페와는 차별화된 느낌을 준다. 예술가들이 만든 아기자기한 상품들도 판매한다. 주말에는 언제나 사람들로 꽉 찬다고 하니 방문시 참고하자. ‘엉클비디오타운’은 한옥카페와 비디오방을 함께 운영하는 곳이다. 해질녘쯤 명당자리인 2층 루프탑(?)을 사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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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홧가게 / 서울시 종로구 수표로28길 33-7 / 11:00~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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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클비디오타운 / 서울시 종로구 수표로28길 33-10 / 11:00~23:00

글·사진 박예담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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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짜기 다람쥐처럼, 후암동

서울역에서 내려 광장으로 나오면 오른편에 남산타워와 달동네가 보인다. 그러나 서울역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딘가로 가야 하는 바쁜 사람들이기에 주변을 눈여겨보지 않는 편이다. 바쁜 여행객들의 뒤편에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후암동이 있다.

여기 누가 오긴 와? 후암시장 옆길로 올라가다 보면 숨이 찬다. 서울역 출구부터 올라가고 있다면 특히 더 정신이 혼미해질 수 있다. 후암동은 아직까지 주민들이 거주하는 빌라나 주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볼거리들 사이의 거리가 꽤나 멀다. 후암동에서도 높은 곳에 위치한 카페들이 종종 있어 과연 여기에 사람이 어떻게 오는 걸까 궁금하기도 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헉헉대며 올라가면, 카페 앞까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스타그램의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끄는 카페들은 정말 안 좋은 위치에도 불구하고 주말이나 평일 오후면 재료 소진으로 문을 닫는 경우가 있다. 가고 싶은 카페를 정해두었다면, 사전에 알아보는 것은 필수다. 급한 경사는 조금만 올라가면 멋들어진 서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을 안긴다. 뒤에는 남산타워를 두고, 앞으로는 서울 시내를 바라보며 차 한 잔 마시는 일이 일상이 되는 곳이다. 인스타그램으로 20대들의 사랑을 얻으면서 새로 오픈하는 가게들이 하나 둘씩 늘고 있다. 가수 정엽도 이곳에 레스토랑을 오픈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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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는 길은 힘들지라도 후암동이 전부 높은 것만은 아니다. 올라오는 길목에는 낮은 경사도 종종 있는데 그 사이에 있는 가게들이 정말 예쁘다. <응답하라> 시리즈에나 나올 법한 비주얼의 옷가게, 우유, 신문배달소, 미용실 등이 20대뿐만 아니라 전 연령대의 감성을 자극한다. 데일리 룩 찍기를 좋아한다면 정말 핫 포토존이라 할 수 있다. 카페의 음료 맛도 좋은 편이다. 특히 높은 곳에 있는 카페들은 비주얼뿐만 아니라 맛도 있어야 찾아갈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아베크엘’이 대표적인데, 인테리어는 물론 맛도 정말 최고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시그니처 링고라테다. 귀여운 미니 사과가 올라가 있는 메뉴로 커피를 못 마시는 사람에게 사과의 달콤함을 전해준다. ‘MND 커피’는 환상적인 비주얼의 음료로 유명하다. 주말이면 오픈 5분 만에 1시간을 대기해야 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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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크엘 / 서울시 용산구 두텁바위로69길 29 / 월~토요일 12:0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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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D 커피 / 서울 용산구 두텁바위로1길 81 / 화~일요일 12:00~20:00

글 한예은 / 사진 조은식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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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 그대로의 서울, 망원동

망원동의 첫인상은 특별한 게 없어 보였다, 너무 복작이는 곳은 싫어 신촌과 홍대, 합정을 차례로 마다하고 정한 장소였다. 2차선 도로, 많지 않은 사람들, 다닥다닥 붙어 있는 낡은 가게들. 인스타그램이나 맛집 프로그램에서 요즘 떠오르는 ‘힙한’ 곳이라고 소개했던 데 비하면 턱없이 초라하다고 할까. 살짝 실망해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동네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 건. 내가 걷는 길엔 함께하기 어려울 것 같은 존재들이 계속해서 눈에 띄었다. 그렇게 망원의 매력이 빛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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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세계 망원역에서 유명한 맛집이 즐비한 골목으로 들어서려면 망원시장 쪽으로 꽤 걸어가야 한다. 그때 먼저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풍경은 외지인과 동네주민의 어우러짐이다. 후줄근한 차림으로 느릿느릿 거리를 오가는 중년의 어르신과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확인하며 바쁜 걸음으로 걷는 화려한 옷차림의 청년들이 한 프레임 안에 존재한다. 누군가에겐 동네 산책길이 누군가에겐 특별한 식사의 설레는 길이 된다. 좁은 인도에 만들어진 대기 줄과 애완견을 산책시키는 사람들의 조화가 색다르게 느껴진다면 당신은 망원의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한 것이다. 망원시장은 망원동의 중심이다. 각종 싱싱한 나물과 과일, 시장하면 빼놓을 수 없는 각종 주전부리들. 2,500원짜리 칼국수와 값싼 회까지. 2012년 대형마트 입점 저지 운동을 비롯 이곳을 지켜낸 역사를 일일이 읊지 않아도 시장은 자체만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이것도 싸다, 저것도 싸다’ 하며 눈이 돌아갈 때쯤 망원시장은 끝이 나는데 그때 펼쳐지는 모습이 꽤나 기이하다. 특유의 푸근한 분위기를 풍기는 시장에서 한두 발짝만 나아가면 낭만적인 불빛을 밝히는 아기자기한 공간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예쁜 간판과 조명들로 설렘을 전하는 동네의 모습. 망원시장과 동시에 담으면 영락없이 두 세계를 품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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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헤매는 재미가 있다 망원의 또 다른 매력은 정처 없이 동네를 걸어 다닐 때 발견할 수 있다. 왼쪽과 오른쪽이 다르고 이 골목 분위기와 저 골목 분위기가 달라 길 헤매는 재미가 있다. 동네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골목에서 한적하게 걸으면 당장이라도 망원동 주민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특히 ‘26년 전통’, ‘30년 전통’을 써 붙인 오래된 맛집들이 즐비한 골목과 불과 몇 달 전에 들어온 듯한 세련된 분위기의 음식점과 카페, 펍들이 조명을 발하는 골목을 오갈때의 느낌은 망원의 공존과 상생 그 자체이다.

막걸리 마니아라면 복덕방에 들러봐 망원의 가게들은 대개 아담해 유명한 집은 오래 대기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단골이 되거나 주인과 친해지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 그중에서도 ‘복덕방’은 독특한 매력으로 수많은 단골을 거느린 막걸리 전문점이다. 먹고 싶은 안주와 몇 병을 마실지 이야기하면, 막걸리 소믈리에가 메뉴와 잘 어울리는 막걸리 종류를 추천해준다. 전국 곳곳에서 직접 공수해온 다양하고 맛있는 막걸리는 양조장에서부터 거슬러 내려온 이야기와 설명이 함께 건네진다. 전국에서 몇 곳 안 파는 막걸리도 공수해온다고 하니 막걸리 마니아들은 꼭 들러야 할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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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덕방 / 서울 마포구 포은로8길 5 /월~목요일 18:00~2:00 금~토요일 17:00~2:00

글·사진 조은식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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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거리, 이태원

역에서 내려 처음 보이는 풍경, 딱 그 모습이 이태원의 첫인상이었다. 북적북적 많은 사람들, 화려한 간판들, 이국적인 가게들, 클럽과 술. 해를 거듭하면서 골목 하나 더 들어가보고, 자발적으로 길을 잃으며 구석구석의 땅을 밟았다. 지금은 이태원에 처음 왔을 때 썼던 색안경을 벗었다.

자신에게 솔직하고 싶은 사람들

조금 더 피부로 느끼기 위해, 아예 작정하고 무작정 동네를 걸어보았다. 중심가의 화려한 모습들과는 달리 사람 사는 곳이구나 싶었다. 재밌는 건,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가게들이다. 오래된 건물에 신식 펍이 있기도 하고, 주택가에서 요즘 트렌드의 밥집들이 드문드문 보이고, 빌라 1층엔 신기한 가게들이 있다. 그렇게 사람들이 무수히 밟았던 발자국을 따라 밟는다. 새롭다. 새롭다는 건 콜럼버스나 외부인처럼 다른 곳에서 온 침략자에게 어울리는 말이었다. 그래서 동네 주민들, 주민이었던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았다. P는 이태원이 서울에서도 동떨어진 곳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곳에 가면 말과 행동이 왠지 편하고 자유로워진다고 한다. 그런 면에서 이태원과 강남은 극단적이다. 꼭 사람이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솔직할 수 있는지의 문제다. 가게들만 봐도 상업적이라기보다는 주인들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나 이상을 표현하려고, 그러니까 자신에게 솔직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꾸린 공간이라는 느낌을 준다. 그중 ‘디앤디파트먼트 서울’이 눈에 띈다. ‘디앤디파트먼트 서울’은 일본 전역과 세계에서 수집한 롱 라이프 디자인, 옛날부터 한국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 공예품과 특산물, 지역의 롱라이프 상품과 리사이클 상품 등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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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살면서도 서울 여행을 온 듯한

K는 녹사평이 취하고 싶게 만드는 곳이면서 동시에 취해도 된다는 변명이 되어주는 곳이라고 말한다. 거리 어디에서나 언제라도, 맥주병을 들고 다니는 게 어색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우리슈퍼’를 들러보자. 간판은 평범한 동네 슈퍼 같지만 사실은 세계맥주 바틀 숍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온갖 맥주를 볼 수 있다. 구매한 맥주는 가게 바로 앞쪽에 있는 공간에서 마실 수 있다. 복잡하고 자유로운 길 끝에 아주 길고 푸른 산책로가 있는데, 그 모순적인 모습도 매력적이다. 경주에서는 능을 보지 않고 살기 힘들듯이, 녹사평에서는 어디서든 남산이 보인다. 서울에 살면서도 서울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든다. 해가 질 때는 물론이고, 해가 지고 나서도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다. K는 남산 덕분에 도시에서도 계절이 바뀌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며 좋아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듯

C는 도로가 좁아 차가 다니기도 힘든 우사단길에 있는 ‘오토’를 알려줬다. ‘오토’는 <뉴욕 타임즈>에도 소개된 김밥집이다. 욕심 없이 건강하고 소소하게 살고 싶은 이곳 주인은 김밥에 햄 대신 어묵을 쓰고, 닭강정은 어깨살로만 튀긴다. 상추는 로메인만 쓰고, 닭도 최상급으로만 고른다. 이곳의 주인과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사이 같다는 느낌은 왜 드는 걸까.

우사단길을 걷다가 야경 속의 빌딩에 불이 켜져 있는 모습을 본다. 저기 어디선 누군가가 불을 켜놓고 일을 하고 있겠지. 묘한 친밀감을 느낀다. 이태원은 하나의 커다란 빌딩 같다. 다닥다닥 붙어 있으면서도, 특색이 제각각이며, 어떤 곳은 바로 보이지만 또 어떤 곳은 굳이 찾아가야 한다. 불은 꺼지지 않고 각자는 자기 할 일을 묵묵히 한다. 찾아오는 사람들은 많든 적든 끊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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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앤디파트먼트 / 서울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240 / 11:30~20:00(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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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10다길 1 / 화~일요일 9:00~2:00

 

우리수퍼 복사
우리슈퍼 / 서울시 용산구 녹사평대로54길 7 / 9:0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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