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그곳] 사랑을 인화하는 자리

글·사진 김선화 대학생 기자

50

<8월의 크리스마스> 속 초원사진관

작은 동네에서 2대째 사진관을 하고 있는 정원(한석규)은 죽을 날이 머지않은 시한부 인생이다. 하지만 그는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기로 결심하고, 사진을 인화하며 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던 중 주차단속요원인 다림(심은하)을 만나게 된다. 매번 단속 사진 문제로 그녀와 마주치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호감을 느낀다.

둘의 사랑이 싹트던 공간이 군산에 위치한 초원사진관이다. 여기엔 재밌는 탄생 비화가 숨겨져 있는데, 원래 초원사진관은 사진관이 아니라 차고지였다고 한다. 마땅한 장소를 찾던 제작진이 어렵사리 주인의 허락을 받아 세트장으로 개조했다고. 또 초원사진관이라는 이름은 주연 배우인 한석규가 지은 것인데, 그가 어릴 적에 살던 동네 사진관의 이름이라고 한다.

영화 촬영 대부분은 이 인근에서 이뤄졌고, 촬영이 끝난 후엔 주인과의 약속대로 철거됐다.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바람에 많은 이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던 걸까. 결국 촬영지는 군산시에 의해 복원되었다. 낮은 건물구조, 낡은 간판, 나무로 만든 미닫이문 등 모두 90년대를 떠올리게 만든다. 전체적으로 세련되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오히려 투박한 모습이기에 정감이 간다.

내부로 들어가면 촬영 당시에 쓰였던 소품이랄지 영화 장면들이 재현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마치 영화 속에 들어온 느낌이다. 촬영지에 오니 정원과 다림의 애틋한 사랑이 헤아려지고 눈앞에서 영사기를 튼 듯 영화 속 장면들이 펼쳐졌다. 만약 복원되지 않았더라면 느낄 수 없었을 일이었다.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한때 많은 추억을 인화했을 사진관 풍경을 눈으로 꼭 담아냈다.

가는 길 군산고속버스터미널 옆 ‘팔마광장 터미널’ 정류소에서 버스(12, 13, 33, 54, 71번)를 타고 중앙사거리 정류장에서 내린다. 왼쪽에 있는 골목길을 쭉 따라 4분 정도 걸으면 초원사진관이 보인다.
주소 전북 군산시 구영2길 12-1

댓글 남기기

댓글 작성을 위해서는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