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과가 알고 싶다] 선인장 살려달라 하지마

글 : 박준규

조경학과 들어봤어?

나무를 심어?

서울시립대 조경학과에 다니는 강연주(26)씨는 사람들에게 이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나무를 직접 심지는 않고, 그것을 어디에 어떻게 심을 것인지를 공부한다”고 답한다. 우리나라에 조경이라는 개념이 들어온 지 오래되지 않았고, 대부분 아파트 생활을 하기 때문에 정원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서 다들 조경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가끔은 “이 꽃은 왜 시든 거야, 내 선인장 좀 살려줘”라는 부탁도 받는다. 제발 잘 키울 자신 없으면 화분 사지 말아줄래.

경치를 만든다.

造景. 말 그대로 경치를 만드는 학문이다. 건축이 건축물을 만든다면, 조경은 그 외의 야외공간을 다룬다고 할 수 있다. 학부에서는 조경계획과 설계, 시공, 식재, 관리 등 공간을 만드는 데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의 과정을 배운다고 생각하면 된다. 인문 사회적, 예술적, 공학적 사고가 모두 필요한 학문이다.

특수학과?

맞다. 전국적으로 몇 없는 특수학과이다. 우리나라에서 정식 학문이 된 지 오래되지 않아 조경학과가 속해 있는 단과대도 학교별로 다르다. 조경업계가 크지 않아 동문과의 유대가 끈끈한 건 장점이다. 그리고 특수한 학과인 만큼 타 전공에 비해 전문성을 갖출 수 있다.

네가 웃으면 나도 좋아.

학부생일 때는 공간을 실제로 조성하고 만들어볼 기회가 많지 않다. 버려진 공간에 꽃을 심고, 꽃을 심은 조형물을 설치하는 기회를 얻어 실행한 적이 있다. 주변 상인 분들이 꽃구경하며 덕담도 건네주고, 지나가던 외국인이 사진을 찍고, 짜장면을 배달하던 아저씨는 잠시 멈춰서 쳐다보았다. 도심에 활력을 주고, 시민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학문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기회였다. 꽃이나 나무, 초록의 식물이 주변 환경을 밝게 만드는 걸 볼 때, ‘조경 공부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진로는.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래도 바로 취업하는 추세인 것 같다. 공기업쪽으로는 도로공사, 주택공사, 농어촌공사 등에 취업한 선배들이 많고, 사기업쪽으로는 건설 회사로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혹은 정원 디자인 회사, 국립공원, 조경직 공무원 등 진로는 다양한 편이다. 아직까지 조경학과라는 학문이 넓게 퍼져 있지 않아서 필기시험을 보러 가면 동창회가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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