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과가 알고 싶다] 도를 아냐고요?

글·사진 : 임태봉

<월터 교수의 마지막 강의>에서 철학도 소피는 철학이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낀다. 철학과 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그 과가 알고 싶다 - 철학과

그 과가 알고 싶다 – 철학과

요즘 인문학이 대세라던데. | 인문학 붐이 일면서 철학과에 대한 시선이 어느 정도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인문학을 공부해서 뭐하면서 살 거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대세 취급 좀 해줬으면 좋겠다.

뭘 배워요? | 생각하는 힘, 비판적 사고, 세상을 밝히는 지혜? 워낙 광범위해서 한마디로 똑 부러지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아무튼 철학을 공부하면 똑똑해진다고 장담할 수는 있다. 말싸움에서 철학과생을 이기기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타 과에 비해 공부를 못한다? | 상대적으로 입시 커트라인이 낮은 건 사실이지만 이 말은 진실이 아니다. 애초에 ‘교직이수’나 ‘복수전공’을 노리고 입학한 학생의 경우 오히려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의 준말) 모범생인 경우가 많다. A까지는 받기 쉬울지 몰라도 A+는 받기 어렵다는 거. 참고로 서울대에도 철학과가 있다는 사실.

도를 아십니까? | 철학과 3학년이면 “도를 아십니까?”라고 묻고 지나가는 이에게 “네, 제가 도가철학을 배워서 도(道)는 좀 아는데요”라고 말할 경지는 된다. 그렇다고 멈춰 서서 대화를 하고 싶진 않다. 그 깊이를 어찌 알리오.

철학과생의 능력 | 상대방을 미안하게 만들 수 있다. 무슨 과냐고 물어서 철학과 다닌다고 하면 “아…”라며 괜히 미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지 마요. 철학이 얼마나 재밌는데.

그렇게 안 생겼어요. | “철학과생처럼 안 생겼어요”라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뭐지, 도대체 어떤 사람을 봐왔던 걸까. 철학과생처럼 생기려면 어떻게 생겨야 하지? 도덕책에 나오는 소크라테스나 미술실에 있는 석고상처럼 생겨야 하는 걸까?

졸업하면 철학관 차린다? | 결론부터 말하자면 ‘노’. 주자학을 배우긴 하지만 극히 일부다. 철학과에선 생각하는 힘을 기르지 관심법을 배우진 않는다. 철학관은 호빵이나 요쿠르트라는 단어처럼 그저 누군가가 차린 점집을 가리킬 뿐이다(처음 점집 간판에 철학관이라고 내건 사람이 누군지 걸리기만 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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